코스피, 세제 불확실성·미국 CPI 경계에 3,200선 붕괴…투심 위축

| 연합뉴스

코스피가 8월 12일 장에서 3,2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 전반에 경계심리가 커진 데다, 국내 세금 제도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86포인트(0.53%) 내려간 3,189.91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일 이후 4거래일 만의 3,200선 이탈이다. 지수는 상승 출발했지만, 장 중후반으로 갈수록 하락세로 돌아서며 오전 중 기록한 3,240선까지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환율도 달러당 1,389.9원으로, 전날보다 1.9원 오른 가운데 마감해 대외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당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발표하며 기술주 중심의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개장 초반 반도체 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상승폭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이는 세제 개편에 대한 정치권 발언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대주주 기준 강화와 관련해 기존 기획재정부안(보유 주식 10억원 이상일 경우 주식 양도세 부과)을 쉽게 번복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종목 선택에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발표 예정인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짙어졌다. 만일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연기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고금리 상황이 길어져 국내시장에는 자금 유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추가적인 부담을 안겼다.

업종별로는 조선, 방위산업, 화장품 등 최근 강세를 보여왔던 종목군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오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 1~3%대 하락률을 보였고, 코스맥스는 미국 내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17% 급락했다. 반면, 자동차주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10% 넘게 상승했다.

같은 날 코스닥 역시 4.66포인트(0.57%) 내린 807.19에 장을 마감하며 7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고, 주초 강세를 보였던 바이오, 첨단 제조업종도 대부분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일부 종목만이 반등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경제지표와 국내 정책 방향에 따라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세제 개편안의 향방이 중장기 자금 유입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미국의 물가 및 금리 방향성 또한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뉴스 흐름에 더욱 민감한 시장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