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하락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제품에 대한 새 관세 도입을 예고하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 주가가 18일 장 초반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기술 무역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3분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98% 내린 7만900원에 거래되었고, SK하이닉스는 2.17% 하락한 27만500원에 머물렀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동시에 하락세를 보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다음 주나 그다음 주쯤 철강과 반도체 칩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되 이후에는 매우 높은 관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방식이 기업들에게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논리도 제시했다. 이는 정책 목적상 ‘제조업 회귀(리쇼어링)’을 유도하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미국 현지 시장에서도 트럼프 발언은 즉각 반응을 일으켰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26% 하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와 S&P500 지수도 각각 0.40%, 0.29%씩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이 반도체 공급망 비용 증가를 우려하며 위험자산 회피 성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문가들도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관세에 대한 구체적 수준이 오는마다 달라지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특히 한 주 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와 행사에서는 관세율 100%를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최대 300%까지 거론해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관세 정책과 발효 시점에 따라 추가적인 시장 반응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있어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관세 강화 움직임은 단기 가격 변동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수출 구조와 기업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