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지표 악화와 반도체 부문에 대한 관세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8월 18일 장중 3,180선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 16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9% 내린 3,187.20을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 초반 3,202선에서 시작한 지수는 장중 한때 3,206.77까지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해 상대적으로 낮은 3,18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하락세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의 물가 상승 부담과 함께 반도체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된 점이 지목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주 내 철강과 반도체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히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던 중 기내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우려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현재 전일 대비 1.82% 하락해 7만300원에 거래 중이며, SK하이닉스는 3.16% 내린 26만7천750원까지 밀리며 낙폭이 더 컸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14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주도했고, 선물시장에서도 2,861억 원 규모를 순매도해 시장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한편,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섬유의류, 기계장비 등 경기 민감 업종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발언 이후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기·가스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에너지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며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흐름을 같이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61% 하락한 802.15를 기록하며 800선 초반으로 밀려났다. 대형 중심주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펩트론, 에코프로 등 주요 종목들이 3~5% 안팎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반의 약세 흐름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추가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진다면 지수 반등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어, 향후 발표될 미국의 경제 지표들과 대외 정책 행보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