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8월 19일(현지시간) 장 초반 혼조세로 출발했다.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 이후 일부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는 각종 외부 요인으로 압박을 받으며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9시 38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22포인트(0.21%) 오른 45,004.04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기술기업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1.67포인트(0.47%) 떨어진 21,528.11로 하락 전환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10.19포인트(0.16%) 내린 6,438.96에 머물렀다. 이처럼 업종별로 등락 방향이 엇갈리며 시장은 명확한 방향성을 갖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술주는 기대치를 밑도는 투자 심리와 규제 우려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전날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해 과도한 열기가 거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자국의 공공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서버용 반도체의 절반 이상을 국내 기업 제품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전략으로,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표 기술주들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반면, 다우지수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 소매업체 홈디포는 2분기 수익이 시장 예상치를 다소 하회했지만, 동일 점포 매출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이에 홈디포 주가는 4%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기업 중 23개가 강세를 보였다. 또한 사이버보안 기업 팔로알토 네트웍스 역시 2분기 실적 호조 덕분에 주가가 5% 이상 오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인텔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투자기업 소프트뱅크가 인텔의 보통주 20억 달러어치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텔 주가는 10% 넘게 급등했다. 이는 최근 기술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기업 간 전략적 투자 움직임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날 미국 상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국가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반도체 지원법(일명 칩스법)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이 단순한 재정 지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조금 수령 대가로 기업 지분 확보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대가로 기업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유럽증시는 이날 대체로 강세를 보이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유로 스톡스50 지수는 0.83%, 프랑스 CAC40 지수는 1.03%, 독일 DAX 지수는 0.48%, 영국 FTSE지수는 0.25% 각각 오르며 안정적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국제 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62.68달러까지 떨어지며 1.17% 하락했다.
현재 시장은 뚜렷한 경제지표나 정책 발표가 없는 가운데 개별 기업 실적과 글로벌 정책 동향에 따라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기술주에 대한 불안 심리가 더 확산될 경우 나스닥지수 중심의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정부의 산업 전략 변화도 중장기적으로 시장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소매업체 강세와 전략적 투자 확대는 경기 회복 기대감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