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성에 회의감… 나스닥, 기술주 매도에 0.67% 하락

|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 속에 사흘 연속 혼조세로 마감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종목에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며 나스닥 지수는 20일(현지시간) 0.67%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04포인트(0.04%) 오른 44,938.31을 기록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59포인트(0.24%) 하락한 6,395.78로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인공지능·반도체주 약세의 직격탄을 맞으며 142.10포인트 빠진 21,172.86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회의가 커진 점이 기술주 투매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도입한 미국 기업 가운데 매출이 실질적으로 상승한 곳은 불과 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평가가 시장에 확산하면서 AI 관련 테마가 과도하게 고평가됐다는 심리가 짙어졌다.

AI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번 매도세는 장 초반 한때 나스닥 낙폭을 1.92%까지 키웠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대 3.38%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장중 3.89% 급락하기도 했지만, 하루 종가 기준으로는 약보합세에 그쳤다. 기술 대형주 전반도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인 종목을 중심으로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오후 들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며 시장에 또 한 차례 충격을 안겼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했고,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단 2명에 불과했다. 기존에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꺾이면서 증시 상승 탄력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술주 낙폭이 크게 누적된 점을 고려해 일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세는 장 후반 들어 다소 진정됐다. 전문가들은 4월 초 이후 80% 넘게 급등한 기술주가 일정 부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여름철 비수기 특성상 거래량이 얕아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기술주 중심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리 정책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방향성과 AI 기반 산업 수익성에 대한 실증 자료가 향후 주가 흐름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