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기술주 약세가 이어지면서, 21일 국내 증시는 추가 하락 가능성 속에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향후 금리 인하에 신중한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소수에 불과했고,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이 같은 내용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였고,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주식시장도 전반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7% 하락했고, 반도체 관련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0.72% 떨어졌다. 엔비디아 등 대표 기술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종목에도 악영향이 미쳤다. 실제로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각각 2.85%, 3.11%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6월과 7월 각각 13.9%, 5.7% 상승하며 반등세를 보였지만, 8월 들어서는 다시 3.6% 하락하면서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4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선 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회의론까지 확산됨에 따라, 기술주의 성장 기대 역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AI 도입에도 실질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이 같은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한편 투자자들의 시선은 22일로 예정된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연설에 쏠리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회의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행사로,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최근 고용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이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는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제한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AI 반도체 공급사인 엔비디아에 납품한 고대역폭메모리(HBM4) 샘플이 품질 검증을 통과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증시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주요 종목들이 실적 회복 신호를 보인다면, 하반기 중반 이후에는 점진적인 회복세로 전환될 여지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