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기의 사기극' 발언에 신재생에너지株 급락…국내 시장도 흔들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21일 장 초반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풍력이나 농민을 파괴하는 태양광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에 의존하는 미국의 일부 주가 전기요금과 에너지비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에너지원이 ‘세기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의 입장이 현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확대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 결과에 따라 산업 정책에 큰 방향 전환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종목들에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16분 기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5.93% 하락한 4만2,800원에 거래됐으며, 장중에는 4만2,6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풍력 발전 관련 장비를 제조하는 씨에스윈드는 4.38% 하락했고, 한화솔루션은 2.01%, SK이터닉스는 0.45% 각각 내렸다.

이들 종목은 대체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수혜를 입어온 기업들이며, 최근 몇 년간 글로벌 탈탄소 흐름 속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친환경 에너지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향후 미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일부 후퇴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히며,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산업 성장이 크게 좌우되는 특성이 있다.

이번 주가 하락은 단기적이고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반응으로 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정책 변화의 신호로 해석될 경우 시장 반응은 더 장기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26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수출 전략을 조정하거나, 국내외 정책 동향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미리 반영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