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산업을 겨냥한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가 출범하면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8월 26일, 방위산업 소부장 업체에 투자하는 ‘PLUS K방산소부장’ ETF를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ETF는 국내 방산 완제품 기업의 수출 확장이 그 하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리라는 분석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전차, 자주포 같은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엔진·변속기·센서 등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이 간접적인 성장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는 이른바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 전략으로,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방산 수출이 부품 공급업체에도 이익을 안겨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한화운용은 이번 ETF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 STX엔진, SNT다이내믹스, 풍산, 아이쓰리시스템 등 다섯 개 기업을 주요 편입 종목으로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각각 전차 엔진, 자주포 엔진, 변속기, 탄약, 적외선 센서 등을 생산하며, 최근 들어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존의 납품 위주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완제품 제조사와 직접 거래하는 ‘직수출’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부품업체 입장에서 매출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방위산업 부품의 국산화 진전도 주목하고 있다. 그간 K2전차 수출은 독일 등 핵심 부품 공급국의 수출 통제에 가로막혀 있었으나, 국내 기술로 엔진과 변속기를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수출 지연 요인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중동 등 수출 대상국이 다변화되고, 향후 수출 일정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한화운용 측은 이번 ETF가 단기적인 수익률뿐 아니라, 정부의 국산화 장려 정책에 발맞춘 중장기 전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영진 최고마케팅책임자는 “기존 ETF가 대형 방산기업 중심이라면, 이번 상품은 국가의 소부장 육성정책을 투자 전략에 반영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 악화로 방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부품 기업들의 기술 독립성과 국제경쟁력이 동시에 부각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향후 직수출 확대와 부품단 인프라 강화를 통해 방산 소부장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