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대감에 뉴욕증시 훈풍…코스피, 반등 시동 걸까

| 연합뉴스

27일 코스피가 전날의 하락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에 따라 3,179.36으로 마감하며 0.95%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구체적인 경제 협력 방안이 부각되지 않은 점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급락했던 조선·방산·원전 분야의 이른바 '조방원' 관련 종목들도 이날 일부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 종목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분위기에서 기대감을 키우며 동반 강세를 보여왔으나, 회담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을 받았다. 또한 남북 대화에 대한 언급으로 개장 초반 주목을 받았던 남북 경협 관련주는 그 기대감이 크게 이어지지 못하고 장중 약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 흐름을 좌우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 기술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최근 기술주 하락세의 중심에서 'AI 거품론'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따라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얼마나 웃돌지, 그리고 3분기 실적 전망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가 향후 투자심리와 기술주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도 엔비디아가 1% 넘게 상승하면서 나스닥, S&P500 등 주요 지수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수급 균형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신제품 블랙웰의 초기 성과,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증 진행 상황, 중국향 제품 매출 등과 관련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낼 경우 반도체 섹터 전반에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해석이 명확해지는 시점과 맞물려 국내 증시의 반등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세와 환율 상승 등 불안 요인도 상존하는 만큼, 당분간 업종별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