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매도에도 3,180선 지켜…조선·반도체가 지수 방어

| 연합뉴스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장중 내내 등락을 반복한 끝에 소폭 상승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상승 동력은 제한적이었지만 일부 시가총액 상위주와 조선업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을 견인했다.

8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80포인트(0.25%) 오른 3,187.16으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소폭 상승 출발했으나 외국인의 순매도 영향으로 지수가 한때 3,165선까지 밀리는 등 약세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대형 종목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046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반해 개인은 608억 원, 기관은 278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매도세를 일부 상쇄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126억 원어치를 팔았으나, 기관의 1,990억 원 매수가 이를 견제하며 지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대해 뚜렷한 상승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방향성을 결정짓기 어려운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는 전날 기술주 중심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를 일정 부분 안정시키는 요인이 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5.60포인트(0.30%) 올라 45,418.07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41%, 0.44%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인공지능 관련 기대감이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지만,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 이사 해임을 언급한 점과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소식은 상승폭을 제한했다.

국내 주요 대형주의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0.43% 상승하며 7만600원에 장을 마쳤고, SK하이닉스는 0.57% 하락해 26만 원으로 주가가 조정됐다. 이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상승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 셀트리온, NAVER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11.32%)과 한화오션(2.88%)은 양국 조선업 협력 기대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이들은 최근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에 독일 기업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06포인트(0.01%) 올라 801.72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47억 원, 10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1,194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천당제약, 펩트론 등이 상승했고,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등은 하락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은 외부 변수에 민감한 단기 등락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뚜렷한 상승 요인의 부재 속에서, 시장은 글로벌 금융 환경과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동성에 의존한 단기 반등보다는 실적 기반의 종목 선별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