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완화 기대에 찬물…케플러 팬미팅 연기로 엔터주 일제 하락

| 연합뉴스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 및 콘텐츠 제작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K팝 걸그룹 케플러의 중국 팬 미팅이 돌연 연기되면서, 중국 내 한류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4% 하락한 28만8천 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주가가 동반 하락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79%, 에스엠은 2.08%,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1.93% 각각 하락했다.

이와 함께 방송 콘텐츠를 제작·공급하는 기업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CJ ENM은 2.76%, 스튜디오드래곤은 2.11%, 삼화네트웍스는 3.87%, 에이스토리는 1.13% 각각 내렸다. 콘텐츠 업계 역시 중국 내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에 반영돼 있었던 만큼,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한 모습이다.

이번 하락세의 배경에는 케플러가 다음 달 13일 중국 푸저우에서 개최하려고 했던 팬 콘서트를 갑작스럽게 연기한 것이 자리한다. 케플러는 기존 공연이 아닌 '팬 미팅'이라는 형식을 통해 중국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었으며, 10곡 이상을 소화하는 무대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콘서트 수준의 행사로 기대를 모았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한동안 중국 내 K팝 활동은 사실상 중단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샤이니 태민, 강다니엘, 마마무 솔라 등 일부 K팝 아티스트들이 현지에서 팬 미팅을 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한한령 완화 조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었다. 이번 케플러의 일정 연기는 이런 낙관적인 흐름에 제동을 걸며,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이나 향후 K팝 아티스트들의 활동 복귀 여부에 따라 추가 변동성을 동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중국 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실질적인 공연 재개가 이뤄지기 전까지 관련 종목들의 급등보다는 제한적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