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부담에 국내 증시 하락…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약세

| 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28일 국내 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오전 9시 1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33포인트(0.42%) 내린 3,173.83을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 3,175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3,160대로 밀리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3,170선 근방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는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시간외 주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팔자'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한 고평가 우려 속에 실적 발표 이후 3%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미 높아진 시장 기대치가 오히려 주가 눌림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영향을 줬다. 각각 0.57%, 0.48% 하락한 채 거래되며 투자심리에 타격을 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6억 원, 49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개인 투자자만 홀로 299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200 선물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어,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스닥 시장도 흐림은 마찬가지였다. 지수는 전장 대비 3.81포인트(0.48%) 하락한 797.97을 기록하며 800선 아래로 밀렸다. 기관과 외국인이 총 555억 원가량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개인은 55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 주체로 나섰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레인보우로보틱스 같은 주요 종목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산업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운송·창고, 음식료·담배 업종은 소폭 상승했지만, 전기·전자, 건설, 오락·문화 업종 등 대형 섹터 중심으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급등했던 조선주는 이날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각각 4.89%, 8.52% 하락해 눈에 띄는 조정을 받았으며, 한화오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대감 등 해외 변수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 기술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이미 상당히 반영돼 있는 만큼, 실제 지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시장의 영향 속에서 종목별 수급이 중요해지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