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 직격탄에 3,140선 후퇴…미·중 갈등 불확실성 증폭

| 연합뉴스

코스피가 9월 1일 반도체주 약세의 직격탄을 맞으며 급락했고, 이에 따라 지수는 3,140선까지 후퇴했다. 글로벌 시장의 불안 심리와 더불어 국내외 반도체 관련 악재가 동시에 터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 배경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08포인트 내린 3,142.93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도 하락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한때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다시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74억 원, 1,935억 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고, 그에 반해 개인 투자자들이 3,465억 원 규모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이번 하락은 대외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증시에서는 중국의 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칩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반도체 대표주 엔비디아가 급락했다. 이 여파로 국내 주요 반도체주,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동반 하락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내에 장비를 수출할 때 적용받는 포괄허가를 폐지할 가능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8월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의 부정적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K하이닉스는 4.83% 떨어지며 26만 원선을 내줬고, 삼성전자도 3.01% 하락하며 6만7천 원대로 밀려났다. 이차전지 업종 또한 8월 실적 부진으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를 비롯한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다른 주요 업종과 종목들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1.91포인트 하락한 785.00으로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571억 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에도 지수를 방어하기는 어려웠다. 이차전지, 바이오 등 주도 업종에서 낙폭이 컸던 반면, 일부 기업은 호재성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5위까지 올랐으며, 일부 자동차주와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도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7조9,880억 원, 5조9,75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출범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도 5조3,000억 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시장 전반에 걸쳐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거래는 활발히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이에 따른 정책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여파도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등 대기 중인 주요 이벤트에 따라 단기 시장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