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휘청인 증시…9월 반등 열쇠는 '금리·중국 변수'

| 연합뉴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급락했던 한국 증시가 9월 2일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둔화, 대외 불확실성, 계절적 유동성 위축이 맞물리며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날(9월 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08포인트(1.35%) 하락한 3,142.9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74억원, 1,935억원 규모로 매도세를 보이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는 3,465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방향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886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전반적으로 국내 주식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고수했다.

이번 급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우려다. 최근 중국의 대형 정보기술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계 내 경쟁 심화에 대한 불안감이 퍼졌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시설로의 장비 반입에 필요한 포괄적 허가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와 투자 심리에 차가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급락에 과도한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알리바바 칩이 아직 시험 단계인 만큼 실질적인 위협으로 보기는 어렵고, 미국 인공지능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브로드컴과 세일즈포스 등 미국 내 주요 기술 기업들의 이번 주 실적 발표가 시장 불안을 진정시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실질적 위협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신증권은 자국 기술을 부풀려 선전하는 중국의 전략이 과거 AI 스타트업 '딥시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번 이슈 역시 단기적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미국의 8월 고용지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지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9월은 유동성이 위축되는 계절적 특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부정적 뉴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이다. 하나증권은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 없이 이어질 경우, 한중 관계 개선(한한령 해제)이나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 같은 정책 변화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9월 내 금리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나 중국 기술발전 속도에 대한 현실적인 판별이 시장의 회복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등 주력산업 중심의 투자심리 회복에는 정부 정책의 명확한 메시지와 글로벌 투자 흐름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