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업종별 주가 흐름이 갈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방산, 원자력, 바이오 등 특정 테마가 중심이 되며 급등세를 탔고, 반면 금융, 자동차 업종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16개 기업이 연초 대비 순위에 변동이 있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존 선두권 기업들만이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나머지 대부분이 테마 이슈에 따라 급격한 상승 또는 하락을 보인 것이다.
특히 원전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들어 주가가 252% 뛰어오르며 시총 순위가 38위에서 11위로 무려 27계단 상승했다. 이는 미국에서 원전 친화 정책이 강화된 데다, 인공지능 기술 확산으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로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에 주목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산 업종도 함께 주목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국방비 증액과 전시환경에 따른 수출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186% 오르며 시총 순위 5위까지 도약했다.
이러한 흐름은 조선업종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이 미국과의 방위산업 협력 강화 기대 속에 각각 20계단, 9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다. 조선업은 세계적인 선박 발주 회복세와 국내 업체의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반면 금융과 자동차 업종은 시총 순위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한지주는 3계단, KB금융은 1계단 각각 내려갔으며,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3계단, 2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금융주에서 일부 매물이 출회됐고, 자동차주는 전반적인 수요 둔화 우려와 함께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투자 매력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부각된 에이비엘바이오가 30위에서 6위로 올라선 것을 비롯해 펩트론, 보로노이 등 바이오주가 시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HLB와 휴젤 등 기존 대형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순위가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원전, 방산, 조선 등 급등 테마주의 경우 단기 과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반대로, 최근 낙폭이 두드러진 자동차, 반도체, 이차전지 종목은 반등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향후 업종 간 순위 재편은 글로벌 정책 변화, 수출 동향, 기업 실적에 따라 추가적인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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