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대만 자취안, 나란히 사상 최고치 경신…AI·반도체 훈풍

| 연합뉴스

일본과 대만의 대표 주가지수가 9월 11일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기술주 중심의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 상승의 여파와 고성장 산업 관련 호재가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큰 폭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한때 44,396까지 상승하며 지난 9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44,185)를 돌파했다. 오후 2시 25분 기준으로는 전장 대비 0.74% 오른 44,162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 역시 43,837로 마감되며 3주 만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강세가 지수 상승을 이끈 가운데, 특히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9% 이상 오르며 시장 주목을 받았다.

소프트뱅크의 급등세는 미국 기술기업 오라클의 주가 폭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라클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5년에 걸쳐 약 3천억 달러(한화 약 416조 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공동 추진 중인데, 대규모 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관련 종목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같은 날 대만 증시도 기록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자취안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0.09% 오른 25,215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25,541까지 오르며 이틀 전의 종전 고점을 새로 썼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 주가가 1.22% 오르며 상승세에 보탬이 됐다.

미국 뉴욕증시의 호조도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 모두 기술주 강세를 배경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등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보이는 이 같은 동조화 현상은 AI와 반도체 중심의 성장 산업이 각국 투자자들의 공통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자금이 여전히 기술주 중심의 성장 기대에 집중돼 있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급격한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는 한 현재의 상승 추세가 유지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