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1조 3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면서, 그 신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시장이 테슬라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대규모 개인 매입은 약 5년 반 만으로, 과거와 비슷한 패턴을 고려할 때 투자자 신뢰 회복의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9월 12일 장내에서 테슬라 주식을 여러 가격대에 걸쳐 총 257만 주 매수했다. 총 거래 규모는 미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884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머스크 개인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이번 거래가 개인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간 테슬라의 주가는 일부 정치적 이슈와 정부 정책 변화 등으로 위축돼 있었다. 특히 머스크가 직접 정치적 발언 등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점,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일부 축소한 점 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성장 기대가 되살아났고, 테슬라가 추진 중인 무인택시·휴머노이드 로봇·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머스크의 이번 매수는 이달 초 테슬라 이사회가 제시한 새로운 보상안과도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사회는 테슬라의 경영 성과에 따라 머스크에게 2035년까지 최대 12단계에 걸쳐 총 4억 2천여만 주의 보통주를 지급할 수 있는 보상 계획을 논의 중이다. 만약 이 계획이 최종 실행된다면, 머스크가 확보하게 되는 주식 가치는 최대 9천750억 달러(약 1천353조 원)에 달한다. 다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테슬라 시가총액이 현재의 약 1조 3천억 달러에서 8조 5천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이번 주가 급등은 이러한 대규모 매수와 새로운 보상안이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의 성장 의지와 장기 전략에 대한 강한 신뢰 신호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가는 머스크의 매수 직후 프리마켓 거래에서 최대 7% 이상 상승했고, 9월 12일 종가는 395.94달러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테슬라가 신기술 기반의 미래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투자자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CEO의 대규모 자사주 매수는 단기적 주가 부양을 넘어서, 회사의 장기 성장성과 리더십에 대한 내부 확신을 시장에 전달하는 강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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