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거래일 만에 하락…트럼프 관세·美금리 불확실성에 경계심 확산

|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12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가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을 앞둔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9월 1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36.22포인트(1.05%) 떨어진 3413.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소폭 하락 출발한 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낙폭을 키우며 한때 3406.75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하락은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한 것으로, 최근 급등했던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과 외부 변수에 대한 우려가 겹쳐진 결과로 해석된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각각 347억 원, 3050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면서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2495억 원을 순매수하며 약세장을 버텼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도는 9월 5일 이후 8거래일 만으로,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9268억 원 규모로 매도 우위를 보였다.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7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개최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지목된다.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예상하고 있지만, 하반기 정책 방향을 가를 주요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자동차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관련 업종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1.51% 하락한 7만8200원, SK하이닉스는 4.17% 급락한 3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전기·전자, 제약, 건설 등 업종 전반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며, 특히 건설(-3.17%)과 기계·장비(-1.97%) 업종은 낙폭이 컸다. 반면 통신(0.22%), 부동산(0.45%) 등 일부 방어주 중심 업종은 약보합을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6.31포인트(0.74%) 내려간 845.5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32억 원, 1128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2873억 원을 순매수하며 대응했다. 알테오젠, 펩트론,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기술주 중심 종목들이 낙폭을 키운 가운데, 에코프로와 HLB 등 일부 종목은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둔화나 대외 불안 요인에 대한 방어적 투자 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오는 18일 새벽 발표될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증시는 다시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수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 그리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