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만 돌파에 반도체 소부장도 '들썩'…중소형주 재평가 본격화

| 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며 주가가 오르자, 반도체 산업의 기초를 담당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까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형 기업의 투자 기대감과 실적 회복에 힘입어 중소형 관련 종목들이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는 분위기다.

9월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7% 오른 8만3천5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8만4천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날 약보합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35만원대를 유지하며 최근 상승세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요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대형주의 강세는 중소형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스티아이가 5.92% 상승한 것을 비롯해 티씨케이, 하나마이크론, 테스 등 다른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경기 회복 전망이 대형주에서 시작돼 점차 그 여파가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전반의 회복이 소부장 기업들에게도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회복의 배경으로 일반 서버용(서버향) 수요 증가를 꼽으며,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업체의 투자 여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6년을 목표로 양사가 추진 중인 1나노급 공정 전환에 맞춰, 이에 필요한 전 공정 장비 업체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부장 기업 다수가 삼성전자와 밀접한 공급망 관계에 있어,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이 곧 소부장 업종 전반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소부장 종목들이 여전히 과거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수준에 비해 낮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도 추가 상승 여지를 언급했다.

이런 흐름은 향후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경우, 대형주뿐만 아니라 연관된 중소형 업체들까지 시장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메모리 수요 확대와 기술 고도화에 따라 주요 장비 및 소재 업체에 대한 중장기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