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9만전자’ 재진입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미국 기술주 강세 영향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9월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44% 오른 8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신고가이자, 종가 기준으로도 하루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결과다. 장중에는 8만5,900원까지 오르며 매수세가 집중되기도 했으며, 장전 프리마켓(사설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에서는 한때 9만1,000원까지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시가총액도 501조3,933억 원으로 불어나며, 약 1년 2개월 만에 ‘시총 500조’ 고지를 회복했다.
이 같은 강세는 단순한 주가 흐름을 넘어 반도체 산업 전반의 회복 전망과 맞닿아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등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메모리 공급 확대 가능성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AI 기업들이 고성능 D램 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높였고, 흥국증권은 3분기 매출 84.5조 원, 영업이익 9조9,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라며 목표가를 10만 원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 또한 영업이익이 1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며 10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는 2.85% 오른 36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역시 내년에는 매출 113조 원, 영업이익 53조1,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목표가를 43만 원까지 올려잡는 등 동반 낙관적 평가가 이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세에 대한 신뢰,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 주요 반도체 업체의 실적 호조가 결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다졌다는 시장 신호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주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마이크론 등 다른 경쟁사의 실적 발표와 글로벌 금리 흐름 등은 추가 상승 여부를 가늠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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