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사상 최고치 후 하락 전환…반도체주 고점 부담 현실화

| 연합뉴스

코스피가 9월 24일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으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출회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으로 9% 넘게 상승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 고점 부담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3포인트(0.39%) 내린 3,472.66을 기록했다. 장 초반에는 3,492.03으로 출발해 잠시 3,497.95까지 올랐지만, 전날 최고치(3,494.49)를 소폭 넘긴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원 오른 1,39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매도세는 주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53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6억 원, 99억 원을 사들이며 하락폭을 일부 상쇄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273억 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번 하락세는 글로벌 증시 분위기 악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전날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의 증시 고평가 발언에 영향을 받아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투자 발표에도 불구하고 세부 내용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주가가 2.82% 하락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0.35% 소폭 내렸다.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들도 약세를 보였다. 전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는 0.35% 하락하며 8만 4천 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 역시 0.28% 내렸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셀트리온 등 주력 종목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반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강경 발언이 전해지자 방위산업 관련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은 동반 상승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0.48% 떨어진 867.98을 기록하며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6억 원, 6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21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이차전지와 바이오주 중심의 약세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를 비롯해 알테오젠, 펩트론 등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 에너지·기술 관련주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재 시장은 미국 기술주의 조정, 고점 부담, 글로벌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실적 이벤트가 종료된 후 시장이 다시 거시경제 변수 중심의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 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에 제동을 거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를 경우 차익실현과 가격 조정이 수시로 나타나는 상단 제한 장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