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들이 긴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시장 방향성에는 미국발 외부 경제 요인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2025년 9월 29일, 자사 주요 영업지점에서 활동 중인 프라이빗 뱅커(PB)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추석 연후 이후 국내 증시 향방과 유망 투자업종, 위험 요인, 투자전략 변화 등 다양한 항목을 다뤘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연휴 이후 코스피를 포함한 국내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보합 내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 응답자는 35%였으며, 하락을 전망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지목되어 전체의 28.3%가 이 분야에 투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도체에 이어 제약·바이오(18.6%), 고배당주(13.3%), 금융(12.4%), 자사주 소각 기업(8%) 순으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그러나 투자심리를 억제할 수 있는 리스크도 뚜렷하게 인식되고 있다. 가장 큰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증시 조정(34.7%), 그리고 무역관세 관련 리스크(33.3%)가 꼽혔다. 이 외에도 금리·환율의 급변동 가능성(14.7%), 지정학적 긴장(8%), 국내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8%) 등도 우려 요인으로 제시됐다.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 배경으로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각각 19.2%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국내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와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을 강조하고 있는 정책 방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산 전략 부분에 있어서는 연휴를 앞두고 별다른 포트폴리오 조정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7.5%에 달했다. 반면 보수적 전략을 취해 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렸다는 응답자는 27.5%, 위험자산을 확대했다는 응답자는 25%로 투자자별 시각차가 존재했다. 한양증권 측은 "현장 전문가들이 내부 수급이나 테마 이슈보다는 글로벌 경제 움직임과 미국 통상정책 등 외부 변수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기술주 강세와 함께 국내 증시 반등 기대를 키울 수 있으나, 글로벌 경기 지표와 미중 무역 갈등, 미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방향성은 언제든 변동할 수 있는 만큼, 향후에도 신중한 대응이 요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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