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동안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지만, 개별 종목을 들여다보면 절반 이상이 오히려 가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형 종목의 급등세가 전체 시총 상승을 견인했지만,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이다.
한국CXO연구소가 10월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에 상장돼 있는 2,765개 종목(우선주 제외)의 3분기 시가총액 변동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시총은 지난 6월 말 2,856조원에서 9월 말 3,187조원으로 약 331조원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약 11.6%의 성장률로, 주요 대형주의 주가 반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 분기 만에 시총이 142조6천억원 넘게 증가하며 전체 상승분 가운데 절반 가까운 기여를 했다. 6월 말 353조9천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9월 말 496조6천억원으로 불어났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동안 40조4천억원이 늘면서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삼성생명 등도 시총이 크게 증가한 주요 종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체 종목의 흐름은 다소 상반됐다. 조사대상 종목 중 1,156개는 시총이 늘었지만, 1,478개는 오히려 감소했다. 시총에 변동이 없거나 신규 상장한 종목은 131개였다. 즉,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절반 이상 종목은 주가 하락 또는 정체를 겪으며 체감 경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3분기 동안 시총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52곳에 불과했고,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HJ중공업으로, 무려 252.2% 증가세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현대건설, 한국전력 등 일부 주요 종목은 시총이 2~3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종별 명암이 엇갈졌다는 점을 드러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제약, 조선, 이차전지, 반도체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건설, 정보통신, 유통 업종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업황 기대치와 글로벌 수요 변화가 개별 종목과 업종에 차별화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일부 대형주가 시장을 견인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중소형주 전반의 회복 없이 전체적인 체감 회복이 이뤄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업종별 트렌드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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