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예고에 빅테크 주가 급락…엔비디아 하루 새 2,400억 달러 증발

|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10월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기술기업(빅테크)들의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자·반도체·플랫폼 등 미국 기술 산업의 중심축을 이루는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은 기업은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엔비디아였다. 이날 장 초반 195.62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두는 듯했지만, 이후 매도세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4.85% 하락한 183.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4조7천억 달러에서 하루 만에 약 2,400억 달러 증발한 4조4,59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같은 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5.06%,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은 3.45% 내리는 등 기술주 전체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한 마이크로소프트(-2.19%), 구글 모회사 알파벳(-1.95%), 아마존(-4.99%), 메타(-3.85%) 역시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심리 회복세와 무관하게, 외부 정치 변수에 따라 시장 방향이 급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당초 장 초반에는 미국의 10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긍정적인 흐름을 탔다. 해당 지수는 55.0으로, 시장 전망치인 54.2를 상회하며 소비심리가 견조하다는 신호를 줬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정치적으로 비판하고, 이에 대한 무역 보복까지 시사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냉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려 한다"며 "중국은 적대적으로 변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결국 11월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등 많은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로, 이에 대한 통제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 체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기술 산업 전반에 어떤 리스크로 작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미국이 중국의 산업·자원 정책에 더 강경한 무역 조치로 대응할 경우, 주요 기술기업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생산 밸류체인이 얽혀 있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파장이 예상되며, 금융시장뿐 아니라 무역 정책 전반에도 긴장을 유발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