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훈풍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3,6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번 주 시장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10월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3% 상승한 3,610.60에 마감하며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3,617.86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번 급등은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인공지능 관련 호재들이 몰아친 영향이 컸다. 특히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고, 엔비디아의 아랍에미리트 수출을 미국 정부가 승인한 점이 국내 기술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랠리의 가장 큰 동력은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다. 지난 10일 외국인은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89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기술주들이 집중적으로 매수 대상이 된 반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은 각각 수천억 원대의 순매도를 보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는 외국인 중심으로 상승세가 주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증시 흐름은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에 달렸다.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뒤이어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실적 전망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98곳의 예상 영업이익 총합은 45조8,956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이 실적 개선의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외부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위협도 시장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 중이다. 여기에 달러 강세 속 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를 돌파해 원화 약세 압력이 가중되면서 수입 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국내 증시는 실적 발표에 따른 개별 종목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양호하게 나올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급등 후 조정 장세에 접어들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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