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연정 붕괴 여파에 2.58% 급락…‘다카이치 트레이드’ 꺾였다

| 김민준 기자

일본 도쿄증시가 나흘 만에 거래를 재개한 14일,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급락 마감했다.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58% 하락한 46,847포인트로 장을 마쳤고, 한때 46,50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정국 혼란이 시장 심리를 크게 흔든 결과로 보인다.

이번 급락은 지난 10일 공명당이 자민당과의 연립 정권에서 공식적으로 이탈하며 촉발됐다. 이에 따라 집권 자민당의 정국 주도력에 금이 가면서, 자민당 총재인 다카이치 사나에의 총리 취임 가능성마저 한때 불투명해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치 지형 변화가 경제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번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다카이치 총재의 금융완화 기조와 방위산업 육성 정책에 기대를 걸고 크게 오른 방산주와 일부 종목들이 이날 급격히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일명 '다카이치 트레이드'라고 불리던 기대감이 꺾이자, 관련 수혜주들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교도통신은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되면서 역풍이 거세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재가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도쿄증시는 기대감을 반영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왔다. 그러나 연립 붕괴로 권력 기반이 흔들리자, 민감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셈이다.

현지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향후 연정 재구성 여부나 총리 지명 절차 등이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일본 정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 경제의 반등 조짐과 함께 해외 기관들의 투자금이 유입되던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가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번 정치혼란이 일본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