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26% 급등…전기차 회복 기대에 이차전지株 '들썩'

|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10월 17일 국내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에코프로 등 주요 배터리 기업 주가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26.34% 오른 7만2천900원에 거래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장중에는 한때 7만3천400원까지 오르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같은 시각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14.83% 오른 16만4천200원에 거래되며 동반 급등했고,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 다른 배터리 관련 종목들도 각각 3∼11%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급등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9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던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완화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차 판매 둔화 우려는 국내 이차전지주 주가를 장기간 억눌러 온 주요 원인이었다.

또 다른 요인은 미중 간 무역 갈등 심화 속에서 나온 지정학적 리스크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고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자, 관련 기업들이 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어려워질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 내 진출 여지가 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날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확대와 공급망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이차전지 주식에 긍정적인 펀더멘털(기초 체력)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의 시장 흐름을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생산 확대가 다시 추진되는 가운데, 부품 및 소재 공급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도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차전지주의 상승세는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수요 반등과 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정책 강화와 배터리 기술 진보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의 향방이나 전기차 수요의 실질적 회복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