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분기 IBM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65로, 시장 전망치였던 $2.45를 상회했다. 분기 매출은 $163억 3,000만(약 23조 5,000억 원)으로, 월가 예상치인 $160억 9,000만을 웃돌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3억 3,000만 달러 손실에서 17억 4,000만 달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도 실적은 27억 달러에 달하는 연금 정산 비용이 반영돼 부진했다.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CEO는 “모든 핵심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 이익, 잉여현금흐름 모두 기대를 상회했다”며 “기업 고객들의 AI 기반 기술 도입이 실질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AI 사업은 전분기 75억 달러 규모에서 이번에 95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로 성장하며 빠른 속도를 보였다.
IBM은 최근 AI 영역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AI 에이전트 기술에 특화된 그록(Groq)과 협업해 실시간 지능형 기업 환경 구축을 위한 워크플로우 플랫폼 통합을 발표했다. 또한 ‘TechXchange 2025’ 행사에서는 ‘Project Bob’이라는 생성형 AI 툴과 AI 인프라 및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선보이며, AI를 핵심 성장 축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소프트웨어 부문은 실망을 남겼다. 분기 소프트웨어 매출은 7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를 겨우 충족했을 뿐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문은 14% 늘었고, 자동화 및 데이터 부문은 각각 24%, 8% 성장했지만, 레드햇(Red Hat) 부문의 모멘텀 둔화 우려가 제기됐다. 트랜잭션 처리 매출은 오히려 1% 감소했다.
에버코어ISI의 아밋 다리야나니 애널리스트는 “레드햇의 성장 정체가 일부 투자자들에게 경고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역시 “IBM의 소프트웨어 부분 반등은 전적으로 레드햇의 성장 회복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IBM은 여전히 레드햇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중기적으로 연 15%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 컨설팅 부문은 53억 달러의 매출로 시장 기대치인 52억 4,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인프라 부문은 17% 성장한 3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IBM이 AI뿐 아니라 기업 고객 대상 통합 솔루션 전반에 걸쳐 전략적 확장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IBM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기존 ‘최소 5% 성장’에서 ‘5% 초과 성장’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으며, 연간 잉여현금흐름 목표도 135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약 20조 1,000억 원)로 상향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소프트웨어의 성장 탄력을 의심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IBM이 어떻게 레드햇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본격적으로 부각시킬지가 중장기 주가 흐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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