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상장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전문 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0% 이상 급감하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10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31억 원)에 비해 93.6%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588억 원으로 작년보다 60.1% 감소했고, 순이익도 75억 원에 그쳐 1년 전보다 79% 줄었다.
이처럼 실적이 급격히 위축된 배경에는 당분간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고객사의 생산 투자 축소나 발주 지연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반도체 재고 과잉 해소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관련 장비 기업들의 매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각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엇갈리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지정학적 및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주성엔지니어링과 같은 중견 장비 업체들은 대형 고객사의 발주 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매출 진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차세대 반도체 공정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의 투자 재개 시점과 수요 회복 여부에 실적 반등의 여부가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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