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4,000 돌파… 글로벌 증시 수익률 1위

| 연합뉴스

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했다. 기록적인 이번 상승세에 따라 코스피는 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하루 기준 상승폭으로도 의미 있는 수치지만, 무엇보다 종가 및 장중 기준 모두에서 4,000선을 넘은 것은 한국 증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랜 과제를 안고 있던 한국 증시가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한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구조적 저평가를 받아온 현상을 의미한다. 지정학적 리스크, 낮은 기업 투명성, 정책 불확실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 핵심 기술 기업의 성장,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보다도 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해, 글로벌 증시 중 연간 누적 상승률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AI 관련 종목이 주도주로 부상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강달러 현상 속에서도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인 신호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회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주가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정책적으로도 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 자사주 소각 유도 등 증시 활성화 조치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경기 회복과 맞물려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 중국 경기 회복 속도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