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의 올해 3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반도체 장비 업황 부진의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는 영업이익이 67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7% 감소했다고 10월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천6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3% 줄었다. 이번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른 연결 기준 잠정 수치로, 추후 확정 발표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3분기는 반도체 수요가 다소 회복되는 시기로 평가되지만, 이번 결과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전문 업체로, 주요 고객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다. 이 기업의 실적은 기술 투자 수요와 메모리, 비메모리 분야의 설비투자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실적 부진은 특히 고객사들의 투자 축소와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산업 전반은 최근 경기 회복 신호를 받았지만, 장비 투자 부문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생산 확대나 신규 설비 도입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도 장비 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2026년까지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장비 업체들의 매출 회복 시점도 늦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인 업황 반등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고객사 투자 재개 시점에 맞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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