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에게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을 제공하는 안건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11월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전일보다 4.33% 하락한 448.07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마감가는 468.37달러였으며, 이날 장 초반 454.46달러로 출발한 뒤 점차 낙폭이 확대된 것이다. 시장은 오는 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테슬라 이사회가 제안한 보상안에 대한 대형 주주의 반대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줬다. 해당 펀드는 머스크의 경영 능력과 비전은 인정하면서도, 전례 없이 거대한 보상 규모가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테슬라의 지분 약 1.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주주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이번 보상안은 테슬라 이사회가 지난달 제안한 것으로, 머스크가 미리 정해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4억 2천만 주의 보통주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는 현재 약 13% 수준인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을 25%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규모다. 보상을 받기 위한 기준도 매우 공격적인데,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8조 5천억 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연간 차량 인도량 2천만 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가입자 1천만 명, 로봇택시 100만 대 운행 등의 조건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제시한 이같은 경영 목표는 현재 테슬라의 실적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도달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출고된 차량 수는 지난달 6만 1천497대로 작년 동기 대비 약 10% 감소했으며, 유럽 주요국에서도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급감했고, 노르웨이·네덜란드·이탈리아 등에서도 거의 절반가량 줄었다.
이처럼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담보로 막대한 보상을 약속하는 경영 방식은 투자자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주도하에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개척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를 위한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책임경영과 주주가치의 균형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이번 보상안이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앞으로 주총 결과에 따라 테슬라의 경영 방향성과 머스크의 영향력이 결정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보상안이 부결된다면, 이사회가 시사한 대로 머스크의 퇴진 가능성이 다시 대두될 수 있다. 이는 기술기업의 리더십과 거버넌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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