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에서 접속 오류와 시스템 장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전산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가 이를 다시 환기시켰다.
문제가 터진 시점은 지난 11월 6일 오후 10시 20분부터 약 30분간이었다. 키움증권의 MTS인 '영웅문S#'에서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하며 일부 투자자들이 접속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비록 같은 시간대 다른 시스템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해외주식 거래 앱 ‘영웅문SG’는 정상 작동했지만, 뉴욕 증시가 급락 중이던 시기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만이 컸다. 당시 미국 시장은 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거품 논란과 대규모 해고 여파로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키움증권은 지난 4월 이틀 연속 전산 문제를 겪었다. 4월 3일 개장 직후에는 사용자 접속이 몰리며 1시간가량 주문이 지연되거나 체결이 되지 않았고, 다음날에도 MTS에서 주문 체결 지연이 이어졌다. 회사 측은 당시에는 ‘주문 폭주에 의한 병목 현상’이 원인이었고, 이번 오류는 ‘앱 내부 소프트웨어 결함’이라며 배경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런 문제는 개별 증권사를 넘어서, 거래소 수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오류로 코스피 전 종목의 거래가 약 7분 동안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이는 거래소 통합 이후 처음 있는 사건으로, 새롭게 도입한 ‘중간가 호가’ 기능과 기존 시스템 간의 충돌이 원인이었다. 해당 사고는 전 증권사가 동시에 겪은 문제였기에 투자자 혼란은 더욱 컸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지난해 8월 5일 미국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국내 증권사를 통해 진행되던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일괄 취소됐다. 이로 인해 한국 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간거래는 약 1년 2개월간 전면 중단됐다가, 이번 11월 4일에서야 재개됐다.
현대 증권 시스템은 실시간 거래와 자동화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장애가 발생하면 단기간에도 시장과 투자자에 큰 타격을 준다. 그러나 장애 유형이 매번 달라 완전한 사전 방지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오류를 완전히 막을 수 없는 만큼,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거래 시스템의 복잡성과 투자자 트래픽 증가로 인해 앞으로 더 잦아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과 거래소, 증권사의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전산시스템의 백업과 복구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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