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가 거품 걱정 현실로…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급락

|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11월 7일(현지시간) 장 초반 급락세로 출발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의 과대평가 우려와 경기 둔화 징후가 겹치며 시장 전반에 부담을 안겼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75.17포인트(0.16%) 밀린 46,837.1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12포인트(0.48%) 떨어져 6,688.20으로 내려앉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주가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211.90포인트(0.92%) 떨어진 22,842.09를 나타냈다.

이번 하락세의 중심에는 AI 기술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대표적인 AI업체 엔비디아의 주가는 3% 넘게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3% 가까이 떨어졌다. 테슬라 역시 4% 이상 하락하며 기술주의 낙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그간 AI산업에 대한 비전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반면, 해당 기술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또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11월 소비심리지수는 50.3으로, 시장 기대치인 53.2를 크게 밑돌았고 3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공식 고용지표 발표가 연기됐고, 민간기관의 고용 데이터는 부정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시카고 연방준비은행과 리벨리오랩스의 분석에서도 실업률과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산업별로는 기술과 통신 관련 종목이 약세를 보인 반면, 에너지 및 부동산 분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개별 기업 중에서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돈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와 음료업체 몬스터 비버리지가 주목받았다. 몬스터는 분기 매출이 22억 달러에 달하면서 주당순이익 56센트를 기록해 시장 기대를 넘어섰고, 주가는 8% 넘게 상승했다.

이와 달리 부진한 실적을 낸 업체들도 있었다.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는 분기 매출이 30% 넘게 급감해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미국 시장을 따라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0.53% 하락했고, 독일 DAX와 프랑스 CAC40, 영국 FTSE100 지수도 일제히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발표될 미국 주요 고용·소비 지표와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 여부에 따라 추가 하락 또는 반등의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 특히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 기대와 현실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기술주의 불안정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