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인공지능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뿐만 아니라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각 11월 17일 오전 9시 45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89포인트(0.04%) 하락한 47,127.59를 기록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15% 오른 6,744.3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42% 상승한 22,997.18로 집계됐다. 주가지수가 엇갈린 전개를 보인 것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둘러싼 기대와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오는 11월 19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며, 시장에서는 이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 시장 성장세를 얼마나 견인하고 있는지 가늠하고자 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주당순이익(EPS)이 1.25달러, 매출이 548억 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음 분기 매출 예상도 618억 8천만 달러로 상향 조정된 상태다. 이는 엔비디아에 대한 성장 기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노동시장 흐름을 보여줄 9월 고용 보고서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당 통계는 연방정부 셧다운(예산 합의 실패로 인한 정부 기능 정지) 여파로 발표가 지연됐으며, 오는 20일 공개될 예정이다. 민간기관 발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노동시장에 둔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으며,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고용시장 신호는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판단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한편, 업종별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통신 및 유틸리티 관련주는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지만, 기술과 소비재 업종은 소폭 약세에 머물렀다. 기업별로 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막대한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5% 넘게 급등했고, 리튬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리튬 아메리카스 주가는 6% 이상 상승했다. 반면, 애플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조기 퇴임설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1% 이상 하락했다.
국제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유로존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고, 유럽연합(EU)의 경제지표 부진 속에 독일과 프랑스, 영국 증시 모두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는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9.99달러로 전장보다 0.17%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와 미국 주요 경제지표에 따른 연준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관련 기업들이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기술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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