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우려에 흔들린 반도체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하락

| 연합뉴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11월 19일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과열됐던 기술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조정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3% 하락한 9만6천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9만4천600원까지 주저앉았지만, 저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낙폭이 줄었다. SK하이닉스 역시 1.40% 하락한 56만2천원으로 마감했으며, 이날 장중 한때 54만6천원까지 내려갔다. 두 종목 모두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 기술주 전반의 부진이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8%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같은 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 내려,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AI 관련주가 주도한 상승세가 과도했다는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섹터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도 국내 반도체주 하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날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4천640억원, 삼성전자를 2천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며 시장의 하락세를 견인했다. 주요 기술주가 포함된 지수형 상품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 이후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은 SK하이닉스를 4천280억원, 삼성전자를 1천250억원 순매수해 하방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향후에도 미국발 기술주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반도체 종목들도 단기적으로 변동성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결과나 AI 수요에 대한 실질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반도체주 전반에 반등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연말을 앞둔 글로벌 주식시장 움직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