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월 20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 힘입어 다시 4,000선 위로 올라섰다. 사흘 만의 회복이며,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하게 출발하며 한때 4,059.37까지 상승했으나, 장 막판 일부 차익 실현 매물로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반면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 대비 2.37% 상승하며 891.94로 마감해, 중소형주 중심의 시장도 호조를 보였다.
상승장을 주도한 배경에는 전날 밤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이 있었다. 이 회사는 회계연도 3분기(올해 8월~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570억1천만 달러(약 83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인공지능 분야 성장세가 일시적인 '거품'이 아니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국내 반도체 주가는 이에 즉각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25% 오른 10만600원을 기록하며 사흘 만에 종가 기준 10만원 선을 회복했고, SK하이닉스 역시 1.60% 오르며 57만1천 원에 마감했다. 반도체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섬유·의류, 유통, 전기·가스 업종 등에서도 강한 흐름이 나타났다.
자금 흐름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412억 원, 기관이 7,566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3,8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우위가 확인됐다. 이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확신이 다시 살아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밸류에이션 회복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단, 연내 미국 통화정책 기조나 글로벌 경기 지표의 변화가 시장 분위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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