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홀딩스, 상장 첫날 28% 급락…분할 효과는 아직 미지수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인적분할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11월 24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나란히 주가 하락세로 출발했다. 특히 분할 신설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초가인 179만 7천 원에서 0.45% 하락한 178만 9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84만 1천 원까지 올랐지만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새롭게 설립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첫 거래가였던 61만 1천 원 대비 28.2% 급락한 43만 8천 500원으로 첫날 장을 끝마쳤다. 신설 법인의 주가 급락은 분할 후 시장 가치 재평가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변동성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투자 부문을 따로 떼어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 구조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문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했으며, 그룹 내 바이오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 확대를 담당하게 된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중심의 사업체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투자와 지배 역할을 맡는 형태로 재편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할·재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BK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제시하며 이번 구조 재편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이번 분할이 “주주가치 증대의 기폭제”라고 평가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209만 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삼성에피스홀딩스에 대해서는 아직 시장의 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초기 단계로, 그 역할과 실질 가치에 대한 분석이 더 축적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법인의 출범을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효율화 측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내 바이오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분할 기업의 운영 효율성과 신설 법인의 투자 전략이 구체화됨에 따라 점차 투자자의 기대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두 기업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실적을 보여준다면 시장에서의 재평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