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이 독일에서 자사가 기술을 이전한 면역항암제 주사제의 판매가 중단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해당 제품은 독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유통이 제한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5일 코스닥 시장에서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보다 12.04% 하락한 45만5천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독일 법원 결정이 투자심리에 즉각적인 충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가처분 신청은 미국 바이오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가 제기한 것으로,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독일 내에서 피하주사 제형의 항암제 ‘키트루다SC’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키트루다는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다. 기존에는 정맥주사(IV) 형태로 투여됐지만,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피하주사(SC) 제형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자신들이 개발한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기술명 ALT-B4)를 통해 이러한 기존 정맥주사 약물을 피하주사로 전환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2020년 머크에 라이선싱돼, 키트루다SC 개발에 활용됐다.
그러나 할로자임 역시 자사의 유사 기술을 이용해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중이다. 독일 법원이 이런 상황에서 할로자임 측 손을 들어주면서, 머크의 해당 주사제는 독일 내에서 유통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키트루다SC의 상업화에 제동이 걸리자, 기술 제공사인 알테오젠에 대한 신뢰도에도 타격을 준 셈이다.
이번 사안은 알테오젠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같은 날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서 투자심리가 냉각되며, 리가켐바이오, 오스코텍, 한올바이오파마 등 주요 기업 주가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연말 특성상 기술이전 등 기업 성과를 점검하는 시기인 만큼, 부정적인 소식이 민감하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안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결정적인 악재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제약·바이오 산업은 여전히 기술이전 가능성과 신약 개발 등 장기 성장 요인이 많다며, 단기 변동성보다는 향후 수년 간의 기업 가치 변화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관련 기술의 특허 분쟁 가능성과 이에 따른 파트너십 조정 여부 등에 따라 제약바이오 시장의 향배를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은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사안의 장기화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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