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AI 수요 폭발에 실적·전망 모두 '역대급'…주가 8% 급등

| 김민준 기자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U)이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급등했다. AI 서버 중심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실적과 전망 모두에서 ‘역대급’ 성장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마이크론은 지난 회계연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으로 4.78달러(약 6880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3.9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136억 4,000만 달러(약 19조 6,000억 원)로, 월가 예상치였던 128억 4,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 또한 전년 동기의 18억 7,000만 달러에서 54억 2,000만 달러(약 7조 8,000억 원)로 급증했다.

산제이 메로트라(Sanjay Mehrotra)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며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전용 메모리 시장은 2028년까지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부문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이크론은 차기 분기 가이던스로 EPS 8.42달러(약 1만 2,100원)를 제시하며 시장 추정치인 4.7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예상 매출도 187억 달러(약 26조 9,000억 원)로 시장 평균 전망치인 142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발표가 나온 직후 마이크론의 시간 외 주가는 8% 이상 급등했다. 메로트라 CEO는 "이번 가이던스는 매출, 이익률, 순이익, 자유현금흐름 등 모든 기준에서 사상 최대치를 향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HBM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는 이제 AI 모델 훈련과 추론에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HBM 시장을 주도하는 몇 안 되는 업체다. 특히 엔비디아(NVDA), AMD(AMD) 등 GPU 제조사들이 AI용 서버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메모리 수요도 동반 폭증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주요 고객사인 오픈AI, 구글(GOOGL), 마이크로소프트(MSFT), 오라클(ORCL) 등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AI 열풍은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의 주가는 2025년 한 해에만 168% 이상 급등하며 주요 AI 관련 수혜주로 우뚝 섰다.

한편 마이크론은 최근 일반 소비자용 외장 저장장치 사업을 중단하고, 생산 자원을 데이터센터 및 AI 고객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공급 부족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전략적으로 조정한 셈이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 분기 매출은 52억 달러(약 7조 4,800억 원)로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고,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23억 8,000만 달러(약 3조 4,300억 원)로 소폭 증가했다.

AI 인프라 확장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마이크론의 성장 모멘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HBM을 포함한 고성능 메모리 시장이 당분간 공급 부족 국면에 머물 것으로 보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가장 확실한 수혜주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