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 코인의 대표주자 지캐시(ZEC)가 한때 28%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하락은 거시 경제적 요인이 아닌, 프로젝트 핵심 개발사인 일렉트릭 코인 컴퍼니(ECC) 내부의 심각한 거버넌스 붕괴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ECC의 경영진과 핵심 개발팀 전원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캐시 재단(Zcash Foundation)의 부트스트랩 이사회(Bootstrap Board)와 좁힐 수 없는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것이 집단 사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 기술 아닌 '주도권' 싸움...방향성 충돌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기술적 결함이나 가격 방어 실패가 아닌, 프로젝트의 '통제권'과 '방향성'에 대한 이견이었다.
특히 지갑 전략(Wallet strategy)과 프라이버시 우선 로드맵(Privacy-first roadmap)의 구현 방식을 두고 ECC 측과 재단 이사회 간의 리스크 허용 범위(Risk tolerance)에 대한 시각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 주도권을 쥔 ECC와 거버넌스 권한을 가진 재단 간의 신뢰가 깨지면서 더 이상 협력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 시장 반응은 '패닉'...롱 포지션 대거 청산
내부 분열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ZEC 가격은 28% 폭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승을 기대했던 대규모 롱(매수)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며 하락폭을 키웠다. 반대로 숏(매도) 포지션 규모는 급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코인데스크 등 외신은 "지캐시 거버넌스 분쟁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파국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으나, 시장은 핵심 개발 인력의 이탈을 심각한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향후 전망: 쪼개진 비전, 느려질 로드맵
사임한 ECC 핵심 인력들은 암호화폐 업계를 떠나지 않고 새로운 독립 법인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향후 영지식 증명(zk-SNARKs) 기술과 프라이버시 툴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이끌던 빌더(Builder)와 이사회(Board) 간의 신뢰가 깨지면서 ▲로드맵 지연 ▲커뮤니티 내 조정 능력 상실 ▲경쟁적인 비전 난립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팀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 교체가 아니라 프로젝트의 영혼이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며 "지캐시가 이번 거버넌스 위기를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생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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