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8,000선을 넘어서며 8,047.51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8,131.15까지 올라 최고치도 새로 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80포인트(2.55%) 상승했다. 지난 15일 장중 한때 8,000선을 넘긴 뒤 곧바로 밀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6거래일 만에 종가까지 8천 선 위에서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상승 동력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주가 강세의 배경에는 중동 정세 완화 기대가 자리 잡았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적대 행위 중단, 향후 60일간 핵 협상 추진 등을 담은 양해각서 초안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국내 증시 개장 직전 미군 중부사령부의 이란 남부 공습 보도도 나왔지만, 시장은 충돌 확대보다는 협상 진전에 더 무게를 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어서 이곳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국제유가와 물가, 금리 부담이 함께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2.9원 내린 1,504.3원을 기록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9천1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천840억원, 6천1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수로 돌아서는 모습도 보였지만 결국 1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매도 규모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64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주가 강했다. 삼성전자는 2.22%, 에스케이하이닉스는 5.72% 올랐고, 삼성전기와 엘지이노텍도 각각 17.31%, 23.61% 급등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처음으로 200만원선을 넘었고, 삼성전자도 장중 30만원을 다시 터치했다. 27일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상장을 앞두고 관련 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주가를 밀어 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부품이 4.13%, 전기·전자가 3.93%, 제조업이 3.4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섬유·의류는 4.01%, 보험은 2.80%, 음식료·담배는 2.09%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차는 5.19%, 엘지에너지솔루션은 0.25%, 에이치디현대중공업은 9.56% 상승했고, 에스케이스퀘어는 0.34%, 삼성생명은 4.53%, 삼성물산은 2.26% 하락했다. 다만 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종목 수로 보면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234개, 하락 종목은 656개, 보합은 28개였다. 이는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상승이 지수 전체를 강하게 끌어올렸다는 뜻으로 읽힌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1.39포인트(0.98%) 오른 1,172.52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1,189.28로 출발해 한때 1,200선을 넘었지만 상승 폭은 다소 줄었다. 최근 코스닥 강세는 국민참여형 성장펀드 자금 유입 기대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2천2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490억원, 3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랐고 삼천당제약, 이오테크닉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상승 종목 552개, 하락 종목 1천115개, 보합 55개로 집계됐다. 이날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39조4천660억원, 코스닥시장 16조1천170억원이었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은 모두 29조4천837억원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정세와 환율, 외국인 수급이 추가로 안정될 경우 반도체와 성장주 중심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수 상승 폭에 비해 하락 종목이 많았다는 점에서는 종목별 온도 차가 당분간 더 뚜렷해질 가능성도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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