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LLY)가 기존 JAK2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골수섬유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내놨다. 새 후보물질 ‘AJ1-11095’는 안전성 측면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을 보였고, 비장 크기 감소와 증상 완화, 질환 관련 돌연변이 부담 감소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6월 13일(현지시간) 릴리 발표를 통해 공개됐으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2026 유럽혈액학회(EHA) 연례회의에서 구두 발표될 예정이다. AJ1-11095는 ‘타입 II JAK2 억제제’로, 현재 승인된 기존 타입 I JAK2 억제제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릴리는 최근 아약스 테라퓨틱스 인수를 마무리한 뒤 이 프로그램을 자사 파이프라인에 편입했다.
골수섬유증은 골수 내 섬유화가 진행되며 빈혈, 비장 비대, 전신 쇠약 등 증상을 유발하는 희귀 혈액암이다. 특히 기존 타입 I JAK2 억제제를 쓴 뒤 반응이 떨어지거나 내성이 생긴 환자는 치료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기전의 약물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AJX-101 1상 시험은 기존 타입 I JAK2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골수섬유증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25mg부터 125mg까지 5개 용량군에 등록됐고, 이전 치료 횟수의 중앙값은 2회였다. 등록 환자에는 주요 골수섬유증 아형과 대표적 드라이버 돌연변이 유형이 모두 포함됐다.
핵심 효능 지표도 눈에 띄었다. 비장 부피가 35% 이상 줄어든 ‘SVR35’ 최적 반응률은 70%였고, 12주차 기준 증상 부담이 50% 이상 개선된 ‘TSS50’ 비율도 70%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치료 실패 환자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로 평가된다.
또 23명 중 21명에서 드라이버 돌연변이의 변이 대립유전자 빈도(VAF) 감소가 관찰됐다. 24주 치료에 도달한 17명 중에서는 59%가 20% 이상, 35%가 50% 이상 VAF 감소를 보였다. JAK2, MPL, CALR 1형·2형 돌연변이에서 모두 이런 경향이 확인됐다. 회사 측은 이런 VAF 감소가 기존 타입 I JAK2 억제제에서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프로필도 대체로 양호했다. 용량 제한 독성은 보고되지 않았고, 용량 증량 단계 참가자의 78%는 여전히 시험에 남아 있다. 가장 흔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빈혈, 미각 이상, 혈소판 감소,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 증가 등이었다.
AJX-101 연구 책임자인 존 마스카레나스는 기존 치료 이후 선택지가 거의 없는 환자군에서 이번 데이터가 ‘차별화된 접근’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릴리 종양학 부문 사장 제이컵 밴 나든 역시 비장, 증상, VAF 전반에서 나타난 반응의 깊이가 이 질환 영역의 과거 사례를 웃돈다고 밝혔다.
AJ1-11095는 현재 2차 치료 골수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확장 코호트에서 추가 평가가 진행 중이다. 릴리는 앞으로 고위험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와 아직 JAK2 억제제를 투여받지 않은 골수섬유증 환자로도 연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AJ1-11095의 차별점은 JAK2의 ‘비활성 상태’에 결합한다는 점이다. 현재 승인된 약물들이 활성 상태의 JAK2를 겨냥하는 것과 달리, 더 완전한 신호 억제를 노린 전략이다. 전임상 모델에서는 기존 표준 치료제 룩솔리티닙보다 우수한 활성을 보였다는 것이 릴리 설명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아직 초기 1상 데이터인 만큼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환자 수가 적고 후속 임상에서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존 치료 실패 골수섬유증 환자군에서 비장 축소, 증상 개선, 돌연변이 부담 감소가 동시에 관찰됐다는 점은 AJ1-11095가 향후 치료 대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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