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일 장중 6% 가까이 급락하며 7,700선대로 밀렸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026년 2분기 잠정 실적을 내놓고도 5% 넘게 떨어진 데다, 외국인 매도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국내 증시 전반의 불안이 커진 결과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3.69% 내린 7,754.01을 기록했다. 지수는 1.64% 하락한 7,919.20으로 출발한 뒤 한때 7,568.59까지 밀렸고, 오전 10시 23분께에는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멈추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각각 5.90%, 4.40% 내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시각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이며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냈다.
시장의 충격이 더 크게 읽힌 이유는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0% 늘어난 89조4천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약 84조원을 웃돌았다.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조원을 넘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투자자 기대가 이미 매우 높아져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흔히 주식시장은 실적의 절대 규모보다 ‘기대보다 얼마나 더 좋았는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번에는 역대급 실적조차 시장 눈높이를 완전히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이 지난 6월 19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고,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조정 유예 종료로 연기금의 매수 여력도 제한된 상황이어서 하락 충격이 더 빠르게 확산했다.
이번 급락이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12% 하락에 그쳤고, 대만 가권지수는 0.74% 오르며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17% 급등했다. 결국 한국 시장만 유난히 크게 흔들린 배경으로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가 91.05% 뛰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 먼저 거론된다. 짧은 기간 너무 빠르게 오른 만큼, 수익을 확정하려는 매물이 몰릴 토대가 이미 형성돼 있었다는 의미다.
최근 새로 등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5월 말 처음 상장된 삼성전자·에스케이하이닉스 관련 상품은 주가가 오를 때와 내릴 때 모두 변동폭을 확대하는 구조여서, 시장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매매가 더 과격해질 수 있다. 실제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6월 16.1%에서 7월 1∼6일 24.0%로 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11거래일 사이 6거래일 하락, 5거래일 상승을 기록했는데 하락일 평균 등락률은 -7.26%, 상승일 평균 등락률은 5.90%에 달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서킷브레이커도 두 차례 작동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시장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 역시 이날 장중 85.88까지 오르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실적의 지속 가능성과 수급 안정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이제 단순한 호실적보다도, 그 이익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지와 변동성을 흡수할 매수 기반이 살아나는지를 더 민감하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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