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이 빠르게 줄면서 다시 3개월 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는 이어지고 있지만, 예탁금 자체는 큰 폭으로 감소해 시장 안팎에서는 대기 자금이 실제 투자로 이동했거나 일부 자금이 증시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2조2천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 118조2천593억원보다 약 6조원 줄어든 수치로, 지난 4월 8일 108조8천332억원 이후 가장 낮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현금성 자금으로, 주식을 사기 전 잠시 대기하는 성격이 강해 통상 시장의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쓰인다. 이 자금은 지난 2일 120조원 밑으로 내려온 데 이어 이제 110조원선도 위협받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감소 속도도 가파르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29일 132조4천696억원 이후 5거래일 연속 줄었고, 이 기간 감소분만 20조원에 이른다. 지난 4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139조6천947억원과 비교하면 27조원가량 빠졌다. 예탁금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크게 줄었다는 것은 단순한 관망 자금이 다시 시장으로 유입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주식 외 다른 금융상품으로 이동했거나 아예 인출됐을 가능성도 함께 뜻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5천93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천1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상장지수펀드, 즉 특정 지수 흐름을 따라가도록 만든 펀드도 5천3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럼에도 예탁금이 줄어든 것은 국내 주식 매입 외에 채권이나 파생결합상품 등 다른 증권상품으로 자금이 옮겨갔거나, 일부 자금이 계좌 밖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예탁금 감소만으로 개인의 매수 동력이 급격히 약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용 관련 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였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는 6일 396억원으로, 전날 563억원보다 줄었다. 반면 초단기 ‘빚투’ 성격이 짙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천400억원으로 전장 1조1천278억원보다 3천130억원 늘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3.5%로 전날 5.3%보다 낮아졌지만, 단기 차입을 통한 매수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같은 날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약세로 돌아서며 8,000선을 가까스로 지켰고, 전장보다 37.01포인트(0.46%) 내린 8,051.33에 마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 안에서 종목과 상품을 옮겨 다니는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지수 변동성이 커질수록 예탁금 감소의 의미를 더 세밀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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