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실제 주가보다 낮은 185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에 대한 시장 기대가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는 경계론이 증권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8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185만원을 유지했다. 이 목표가는 지난 5월 12일 제시했던 수준과 같지만, 보고서 작성 기준 당시 주가가 207만6천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의미의 ‘보유’보다 더 보수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9일 전날보다 5.30% 오른 218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고서를 낸 이민희 연구원은 현재의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시장을 밀어 올린 핵심 동력인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공격적인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속도가 앞으로는 조절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인공지능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아직 공급이 부족한 상태지만, 이를 주문하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투자 경쟁이 예전만큼 강하게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 가격 상승 기대, 에이전트 인공지능 모델의 고사양화까지 감안하면 대규모 설비투자가 계속 필요하지만, 실제 기업들이 그만한 속도로 투자를 늘릴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최근 반도체 주가 급등에 비해 향후 실적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주가 조정이 단순한 차익 실현이 아니라 수요 둔화 가능성을 미리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고, 올해 연말 이후에는 실적 모멘텀(이익 개선의 추진력)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10일 예정된 미국주식예탁증서, 즉 에이디알 발행에 대해서도 해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SK하이닉스 본주의 평가가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재료는 아니라며 중립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런 시각이 현재 증권가의 주류 의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날 KB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20만원을 유지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도 7일 목표주가를 390만원으로 올리면서 10일 나스닥 에이디알 상장이 해외 시장에서의 저평가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들어 상상인증권 380만원, NH투자증권 410만원, IBK투자증권 400만원, 교보증권 400만원 등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였다. 같은 BNK투자증권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에는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43만원을 유지해, 메모리 업종 안에서도 기업별 실적 체력 차이를 반영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낙관론이 여전히 강한 시장에서 드물게 나온 속도 조절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으로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은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 그리고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 설비투자가 둔화 없이 계속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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