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후 국내 우주 ETF, 급격한 투자자금 이탈

| 토큰포스트

스페이스X 상장 한 달 만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담았거나 담을 예정이던 우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정리했고, 기대와 달리 공모가 혜택을 누리지 못한 데다 상장 이후 수익률까지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은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상장한 지난 6월 12일부터 7월 10일까지 국내 7개 우주 ETF에서 개인 순매도 금액은 모두 4천93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개인 매수가 매도보다 많았던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이들 7개 ETF의 평균 수익률은 -14.0%였고, 총 순자산은 6월 12일 4조6천463억원에서 7월 9일 2조8천599억원으로 줄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사이 1조7천864억원, 비율로는 38.45%가 빠진 셈이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담아 지수나 특정 산업 흐름을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인데, 이번에는 우주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보다 단기 손실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인 자금 이탈은 스페이스X 편입 비중이 높은 상품에 특히 집중됐다. TIGER 미국우주테크에서는 3천46억원의 개인 순매도가 나왔고, 이 ETF의 스페이스X 비중은 25.16%다. 이어 1Q 미국우주항공테크가 548억원(14.58%), KODEX 미국우주항공이 517억원(23.27%),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가 482억원(29.91%)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TIGER 미국우주테크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 전 상대적으로 낮은 공모가에 스페이스X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국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런 전략이 실현되지 못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자 자금 이탈 속도도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성과도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 스페이스X 상장일인 6월 12일과 비교한 7월 10일 기준 TIGER 미국우주테크 수익률은 -28.8%로, 주요 7개 상품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20.0%,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19.8%, KODEX 미국우주항공은 -18.0%였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 135달러에 상장해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상장 직후 3거래일 동안 급등하며 장중 225.64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7월 10일 현지시간 종가 기준 145.30달러로 내려왔다. 여기에 ETF가 함께 담고 있던 다른 우주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 상품 수익률이 더 악화했다. 반대로 스페이스X 비중이 낮거나 아직 편입하지 않은 상품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1Q 미국우주항공테크의 수익률은 -11.53%였고, 스페이스X 비중이 2.75%인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1.49%를 기록했다.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은 스페이스X를 아직 담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1.21% 수익률로 7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를 냈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오히려 우주 섹터 내부 자금 재배치를 촉발했다고 본다. 업계에서는 새 대형 종목이 등장하면 기존 종목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편입 종목과 비중을 다시 맞추는 작업)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 상장돼 있던 우주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고 이것이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운용업계는 주가 조정과 별개로 산업의 장기 성장성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스페이스X의 매출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되고, 최근 투자은행들이 기업 분석을 본격화하며 높은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거론된다. 우리자산운용은 9월 정기 리밸런싱 때 스페이스X 편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다음 분기 실적 발표에서 스타링크 성장세가 다시 확인되면 우주 산업 전반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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