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의 급락에 눌렸지만, 연예와 금융을 비롯한 일부 업종은 오히려 오르며 시장 안에서 자금 이동이 뚜렷해졌다.
12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1.80% 하락했다. 지수 약세의 중심에는 시가총액 비중이 절대적인 반도체 대표주가 있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합산 비중은 52.62%에 이르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는 14.67%,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7.74% 내렸다. 그 결과 두 종목이 속한 전기·전자 지수도 16.17% 하락했다. 코스피가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반도체주의 조정이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 셈이다.
반면 반도체 외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이 나타났다. 오락·문화 지수는 같은 기간 7.78% 올라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에는 하이브 같은 연예 기획사뿐 아니라 강원랜드, 지케이엘처럼 관광·레저 관련 종목도 포함돼 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하이브는 14.78% 올랐고, 강원랜드와 지케이엘도 각각 2.17%, 0.29% 상승했다. 코스피200 금융 지수는 6.90% 올랐고, 섬유·의류 3.48%, 운송·창고 3.24%, 종이·목재 3.20% 순으로 상승했다. 음식료·담배와 통신, 증권 지수도 각각 3.06%, 2.08%, 1.01% 올랐다. 그동안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반도체 조정 국면을 틈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으로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단순한 업종별 등락이 아니라 시장 주도주의 확산 가능성으로 보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약세의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정점 통과 우려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들면서도,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 즉 기업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8.3배로 낮아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특정 업종에만 자금이 몰리는 흐름보다 시장 전반으로 관심이 넓어지는 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와 정보기술 하드웨어, 증권, 화장품, 유통 업종을 유망 분야로 제시했다.
비정보기술 업종의 회복 가능성도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탠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를 정점으로 정보기술과 비정보기술 업종의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계류 내수 출하와 민간 기계 수주가 회복되고 있고, 반도체 장비를 제외한 자본재 수입이 늘고 있으며, 재고율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비정보기술 제조업의 바닥 통과 신호라는 설명이다. 이는 반도체 성장에만 의존하는 이른바 K자형 경제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한쪽 업종만 성장하는 구조에서는 내수와 고용으로 온기가 번지기 어렵고, 증시 역시 반도체 비중이 높아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2분기 실적 시즌도 시장 흐름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과 수출주의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2분기 수출 증가율이 전 분기보다 14.1%로 높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반도체 조정이 지수 전체의 발목을 계속 잡느냐, 아니면 비반도체 업종의 실적과 자금 유입이 이를 상쇄하느냐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코스피가 특정 대형주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넓은 업종이 함께 움직이는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