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에 따른 긴장 속에서 지수별로 엇갈린 흐름으로 장을 시작했다. 안전자산 선호와 유가 상승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면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에너지주는 국제 유가 오름세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9시 37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6.85포인트(0.18%) 오른 52,733.86을 기록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94포인트(0.20%) 내린 7,560.45, 나스닥 종합지수는 187.18포인트(0.71%) 하락한 26,094.43를 나타냈다. 시장은 중동 정세가 기업 실적과 금리 전망 같은 기존 재료보다 더 직접적으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있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에 따르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관문인 반다르아바스 서부 외곽과 게슘, 자스크, 남부 부셰르주, 남서부 후제스탄주 여러 지역을 공격했다. 이후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주변 걸프 국가들을 향해 보복에 나섰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은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여서 이 지역이 흔들리면 곧바로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물가 전망에 영향을 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 해협을 지킬 것이며 그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긴장감을 더했다. 다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중재국들의 조정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도 일부 남아 있어 증시 낙폭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기초소비재가 오르고 기술주와 산업재가 밀리면서 방어적 색채가 짙어졌다.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난주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에스케이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는 이날 8.10% 하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79%, 샌디스크는 9.28%, 시게이트 테크놀로지는 6.01% 내렸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업황 전반의 급격한 꺾임으로만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조네이트 웰스 파트너스의 알렉스 줄리아노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근 주식시장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주식 공모 수요가 예상보다 강했다는 점은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끝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 숨 고르기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에서는 재료가 뚜렷한 기업들의 차별화도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업체 씨씨씨 인텔리전트 솔루션스는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대규모 지분을 확보했다는 보도에 4.22% 올랐다. 데커스 아웃도어 그룹은 제프리스가 투자 의견을 매수로 높이고 호카 브랜드의 제품 혁신을 근거로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하면서 3.88% 상승했다. 반면 국제 유가 상승의 직접 수혜가 기대되는 에너지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발레로 에너지는 3.90%, 에이피에이 코퍼레이션은 3.56% 올랐다. 같은 시각 2026년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3.19% 오른 배럴당 73.69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비슷하게 방향이 엇갈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01% 내렸고, 독일 닥스지수와 프랑스 까끄40지수는 각각 0.06%, 0.03% 상승했으며 영국 풋시100지수는 0.18%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중동 정세의 확전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 가능성, 그리고 그에 따른 유가 움직임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업종별 온도차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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