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026년 7월 31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폭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 누적된 주가 하락분도 대부분 만회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6.81% 오른 26만2천500원, SK하이닉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71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29.95% 상승해 상한가로 장을 끝냈는데,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의 일이다. 특히 상한가 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2015년 6월 이후를 기준으로도 첫 상한가다. 두 종목은 최근 3거래일 동안 각각 19.34%, 29.9% 하락했지만, 이날 급반등으로 삼성전자는 하락분을 모두 회복했고 SK하이닉스도 94.6%를 되찾았다.
주가 급등은 시가총액 증가로 곧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327조원, SK하이닉스는 288조원 늘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천530조원을 넘어서며 다시 1조달러 기업군에 들어섰고, 세계 시가총액 순위도 12위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 역시 1천255조원으로 불어나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전날 46%에서 51%로 커졌고,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8% 증가했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날 1,001.89포인트, 17.91% 오른 6,595.45에 마감해 지수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상승폭과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급격히 살아난 배경에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있다. 간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 즉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인공지능 투자 과열 우려가 오히려 성장 확신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반도체 업종 전반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상장 주요 반도체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19% 올랐고, 마이크론은 18.36%, 샌디스크는 25.99%, 에이엠디는 13.00%, 인텔은 11.30% 상승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강하게 몰렸다. 외국인 순매수 1, 2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차지했고, 외국인은 두 종목을 각각 3조6천60억원, 2조1천16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도 삼성전자 9천318억원, SK하이닉스 5천44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린 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반등 폭을 키운 요인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두 종목은 장 시작과 함께 25% 안팎 급등하며 출발해 개장 직후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정적 변동성완화장치까지 발동됐다. SK하이닉스는 전날 공시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보통주 3천620주 장내 매수 사실과 뉴욕증시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가 17.52% 급등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주당 취득단가는 135만3천677원으로 공시됐고, 전날 매수분에 대해서만 하루 약 13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급등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고대역폭메모리 같은 첨단 반도체 수요에 대한 시장 신뢰가 다시 강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하루 급반등으로 주가가 단숨에 회복된 만큼 앞으로는 미국 기술기업들의 추가 실적, 메모리 업황 지속성,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대형주의 영향력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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